우리는 그들과 같이 음행하지 말자
(고린도전서 10장 22-33절) 이러한 일은 우리의 본보기가 되어 우리로 하여금 그들이 악을 즐겨 한 것 같이 즐겨 하는 자가 되지 않게 하려 함이니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과 같이 너희는 우상 숭배하는 자가 되지 말라 기록된 바 백성이 앉아서 먹고 마시며 일어나서 뛰논다 함과 같으니라 그들 중의 어떤 사람들이 음행하다가 하루에 이만 삼천 명이 죽었나니 우리는 그들과 같이 음행하지 말자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이 주를 시험하다가 뱀에게 멸망하였나니 우리는 그들과 같이 시험하지 말자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이 원망하다가 멸망시키는 자에게 멸망하였나니 너희는 그들과 같이 원망하지 말라 그들에게 일어난 이런 일은 본보기가 되고 또한 말세를 만난 우리를 깨우치기 위하여 기록되었느니라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 그러면 우리가 주를 노여워하시게 하겠느냐 우리가 주보다 강한 자냐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은 아니니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 무릇 시장에서 파는 것은 양심을 위하여 묻지 말고 먹으라 이는 땅과 거기 충만한 것이 주의 것임이라 불신자 중 누가 너희를 청할 때에 너희가 가고자 하거든 너희 앞에 차려 놓은 것은 무엇이든지 양심을 위하여 묻지 말고 먹으라 누가 너희에게 이것이 제물이라 말하거든 알게 한 자와 그 양심을 위하여 먹지 말라 내가 말한 양심은 너희의 것이 아니요 남의 것이니 어찌하여 내 자유가 남의 양심으로 말미암아 판단을 받으리요 만일 내가 감사함으로 참여하면 어찌하여 내가 감사하는 것에 대하여 비방을 받으리요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유대인에게나 헬라인에게나 하나님의 교회에나 거치는 자가 되지 말고 나와 같이 모든 일에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여 자신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고 많은 사람의 유익을 구하여 그들로 구원을 받게 하라
우상에게 바쳐졌던 고기에 대한 바울의 결론적 권면 부분이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은 아니니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8장을 통해 바울은 우상의 제물을 먹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라고 했다. 전혀문제 될 것이 없다는 의미였다. 왜냐하면 모든 음식이 근본적으로 창조주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그리스도인들이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를 먹는 것은 가한 일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런 자유를 누릴 그리스도인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자신들의 행동이 덕을 세워나가는 부분 곧 신앙공동체를 아름답게 세워나가는 부분과 잘 연결이 되느냐 여부였다. 당시 그런 그들의 자유로운 행동은 믿음이 약한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할 때도 있었다. 그러기에 결론 부분을 통해 바울은 다시 한 번 그리스도인들에게 부여된 자유가 자기의 유익이 아닌 타인의 유익을 위한 것이어야 함을 다시 한 번 주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유와는 큰 차이점이 있다. 세상 사람들의 자유는 자기애의 발로로써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는 일에만 급급하다. 그러기에 기준도 없고 경계도 없다. 타인은 안중에도 없다. 결국 방종으로 치닫게 된다. 하지만 그에 반해 그리스도인들에게 부여된 자유에는 명확한 전제와 목적이 있다. 공동체를 아름답게 세워나가며 타인에게 유익을 끼쳐야 한다는 점이다. 그를 위해서라면 내 유익을 포기하는 자유까지도 포함된 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자유다. 왜냐하면 성도는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으로 인해 죄와 사망의 굴레로부터 벗어나 영생의 자유를 얻게 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주님의 뜻을 위해 나를, 내 유익을 포기하는 삶은 오히려 주님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에게 부여된 참 자유를 경험케 하는 통로가 된다. 더 나아가 그런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오히려 진정한 자유인임을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바울은 보다 구체적인 상황에서의 그리스도인의 행동요령을 제시해 주고 있다.
『무릇 시장에서 파는 것은 양심을 위하여 묻지 말고 먹으라 이는 땅과 거기 충만한 것이 주의 것임이라』당시 시장에는 식용을 위해 잡은 고기와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가 혼합되어 유통되고 있었다. 그에 대해 바울은 고기를 살 때, 그 고기의 출처를 묻지 말고 사 먹으라고 권면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고기가 어떤 고기이든지 간에 하나님과의 관계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괜히 고기의 출처를 물었다가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임을 알게 될 경우, 오히려 양심에 거리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로 예상되는 상황에서의 행동이다. 『불신자 중 누가 너희를 청할 때에 너희가 가고자 하거든 너희 앞에 차려 놓은 것은 무엇이든지 양심을 위하여 묻지 말고 먹으라 누가 너희에게 이것이 제물이라 말하거든 알게 한 자와 그 양심을 위하여 먹지 말라』
불신자에게 식사초대를 받았을 경우에도 바울은 고기의 출처에 대해 묻지 말고 먹으라고 권면하고 있다. 그것이 초대받은 그리스도인 손님으로서 불신자인 주인을 배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초대받은 손님 중 그리스도인이 있어 그 고기가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임을 알려줄 때에는 먹지 말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기를 먹을 경우, 그 사실을 알려준 그리스도인 곧 아직도 우상에 바쳐진 고기를 먹어도 될지 안 될지를 고민하고 있는 연약한 그리스도인이 상처를 받거나 실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이란 먼저는 주님 안에서 주어진 자유를 지혜롭게 누릴 줄 아는 사람이다. 더 나아가 성숙한 그리스도인이란 상대를 위해 상대의 영적 수준에 맞는 언행으로 다가가는 사람이다. 불신자와의 만남 속에서는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행동하고, 믿음이 연약한 지체와의 관계성 속에서는 그들의 신앙 수준에 맞추어 행동하는 사람이 바로 성숙한 그리스도인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에게 이런 사려 깊은 모습, 타인의 유익을 먼저 고려하는 모습이 요청되는 이유는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가 되는 것이다. 먹고 마시는 문제 뿐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의 일상이 곧 하나님의 영광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을 통해 성도가 믿고 따르는 예수님을 떠 올리며 구체화시켜 나간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성도만의 삶이 결코 아니다. 하나님의 존재와 영광과 직결되어 있는 삶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사려 깊게 타인의 유익을 먼저 고려하는 모습이 요청되는 두 번째 이유다.
『유대인에게나 헬라인에게나 하나님의 교회에나 거치는 자가 되지 말고 나와 같이 모든 일에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여 자신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고 많은 사람의 유익을 구하여 그들로 구원을 받게 하라』그리스도인의 삶이 유대인이나 하나님의 교회로 대변되는 신앙인들을 실족시키기며 영적인 진보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헬라인으로 대표되는 불신자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는 구원의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안에서 성숙한 그리스도인들은 타인을 위하는 모습, 모두의 유익을 추구하는 모습을 통해 믿음이 약한 지체들에게는 영적인 디딤돌이 되어 주며, 불신자들에게는 주님께로 그들을 이어주는 구원의 연결고리가 된다. 우상의 제물과 관련되어, 타인의 유익과 하나님의 영광, 더 나아가 구원의 통로로서의 삶을 살라고 권면했던 바울이 마지막으로 그 모든 것을 종합하여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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