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범사에 양심을 따라 하나님을 섬겼노라
사도행전 23장 1절『바울이 공회를 주목하여 이르되 여러분 형제들아 오늘까지 나는 범사(아가데:기본형은 아가도스))에 양심(쉬네이데세이)을 따라 하나님을 섬겼노라 하거늘』아가데는 선하다라는 의미다. 선이라는 개념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쉬네이데세이는 쉬(함께)와 에이도(알다)의 합성어이다. 양심은 하나님과 함께 아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양심을 따라 하나님을 섬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았다(임마누엘)는 것이다. 섬기다 라는 말은 헬라어 성경에는 없는 표현이다.
23장 2-3절『대제사장 아나니아가 바울 곁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그 입을 치라 명하니 바울이 이르되(에이페넨) 회칠한 담(토이케 케코니아메네)이여 하나님이 너를 치시리로다 네가 나를 율법대로 심판한다고 앉아서 율법을 어기고 나를 치라 하느냐 하니』바울이 말하는 것이 신성모독처럼 들리므로 대제사장(사두개인)이 바울을 쳐라 라고 말한 것이다. 사두개파는 상전의 제사를 담당하고, 바리새파는 율법을 담당하고 있었다. 토이케 케코니아메네는 더러운 곳을 감추기 위해 회칠을 한 담이라는 말이다. 겉은 하나님 사람처럼 보이지만 속은 썩은 자라고 하는 것이다. 에이페넨은 말하다 라는 의미로 아오리스트 시제로, 순간 호 로고스가 바울의 입을 통해 말하는 것이다.
23장 4-5절『곁에 선 사람들이 말하되 하나님의 대제사장을 네가 욕하느냐 바울이 이르되(에이판) 형제들아 나는 그가 대제사장인 줄 알지 못하였노라 기록하였으되 너의 백성의 관리를 비방하지 말라 하였느니라 하더라』여기서 에이판은 미완료시제로서 바울이 자신의 생각대로 말을 하는 것이다. 그가 대제사장이라는 것을 몰랐는데, 미안하다고 하는 말이다.
23장 6절『바울이 그 중 일부는 사두개인이요 다른 일부는 바리새인인 줄 알고 공회에서 외쳐 이르되(에크라젠) 여러분 형제들아 나는 바리새인이요 또 바리새인의 아들이라 죽은 자의 소망 곧 부활로 말미암아 내가 심문을 받노라』바울이 사두개인과 바리새인들이 섞여 있는 것을 보고 지혜롭게 말을 하는 것이다. 바울이 말하는 시점에서는 그는 바리새인은 아니다. 이전에 바리새인인데, 왜 이 말을 했는가? 에크라젠은 아오리스트 시제이다. 즉 성령이 인도하심을 따라 순간 그렇게 말을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이 순간의 위기를 지혜롭게 벗어나게 해 주시는 것이다.
23장 7-8절『그 말을 한즉 바리새인과 사두개인 사이에 다툼이 생겨 무리가 나누어지니 이는 사두개인은 부활도 없고 천사도 없고 영도 없다 하고 바리새인은 다 있다 함이라』 바리새인은 철저히 율법에 기인하여 절제된 생활을 했던 이들이다. 바울은 바리새파 출신이었다. 그리고 사두개인들은 당시 종교지도자들의 가족들과 정치적 권력을 지녔던 사람들 다수가 포함된 그룹으로, 부활과 영의 존재, 내세를 믿지 않고 오직 현세적인 신앙에 사로잡힌 자들이다. 모든 부와 권력을 누리므로 굳이 영생과 심판과 같은 것에 관심을 둘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바울에 의해 바리새파와 사두개파 사이에 싸움이 촉발되었다. 싸움의 이유는 요약하면 부활논쟁이었다.
바리새인 출신 바울은 바리새인들에게 정치적 지지를 얻는 모습처럼 보인다. 바리새인은 부활신앙을 지녔지만, 정작 부활의 첫 열매이신 그리스도를 믿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부각해 보여준다. 또한, 현세적인 사두개인들의 부활에 대한 거센 저항도 보여준다. 누가는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을 통해 그릇된 신앙을 폭로하고 있다. 바울의 신앙과 삶의 기초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었다.
23장 9절『크게 떠들새 바리새인 편에서 몇 서기관이 일어나 다투어 이르되 우리가 이 사람을 보니 악한 것이 없도다 혹 영이나 혹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으면 어찌 하겠느냐 (하나님을 대항하여 싸우지 말자) 하여』 헬라어(스테파누스 성경)에는『하나님을 대항하여 싸우지 말자(μη θεομαχωμεν)』라는 표현이 있으나 개역개정에는 없다. 넷슬 알란드 성경을 따라 번역된 것으로 보아, 이 부분이 삭제된 것이다. 그러나 스테파누스 성경대로 포함시키는 것이 전체적인 흐름에서 맞다.
23장 10-11절『큰 분쟁이 생기니 천부장은 바울이 그들에게 찢겨질까 하여 군인을 명하여 내려가 무리 가운데서 빼앗아 가지고 영내로 들어가라 하니라 그 날 밤에 주께서 바울 곁에 서서 이르시되 담대하라 네가 예루살렘에서 나의 일을 증언한 것 같이 로마에서도 증언하여야 하리라 하시니라』 사두개인들과 바리새인들의 다툼이 격렬해져, 바울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자 천부장은 즉각 개입하여 바울을 보호했다. 예루살렘의 종교집단을 뒤흔든 바울은 부활 신앙을 전하러 가야 했다. 목적지는 당시 세상의 중심 로마제국의 수도 로마였다. 그 날밤이라는 표현은 바울이 그날 밤 기도할 때 라는 의미인 것이다.
23장 12-13절『날이 새매 유대인들이 당을 지어 맹세하되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먹지도 아니하고 마시지도 아니하겠다 하고 이같이 동맹한 자가 사십여 명이더라』 결박되어 있는 바울 곁에 서신 주님께서는 담대한 증인이 되어 줄 것을 당부하셨다. 바울이 주님의 격려를 친히 들은 다음날 유대인들은 당을 지었다. 40여 명이나 되는 유대인들이 당을 지은 이유는 바울을 반드시 죽이고야 말겠다는 맹세를 하기 위함이었다. 바울은 주님께로부터 담대한 복음의 증인이 되라는 당부를 받았으나 주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는 유대인들은 바울을 죽이기 전까지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겠다고 맹세까지 하였다.
23장 14-15절『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가서 말하되 우리가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기로 굳게 맹세하였으니 이제 너희는 그의 사실을 더 자세히 물어보려는 척하면서 공회와 함께 천부장에게 청하여 바울을 너희에게로 데리고 내려오게 하라 우리는 그가 가까이 오기 전에 죽이기로 준비하였노라 하더니』
40여 명이나 되는 유대인들의 맹세는 반드시 바울을 죽이고야 말겠다는 굳은 결의로 보인다. 동맹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결심을 이행하기 위해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을 찾아갔다. 전날 공회에서 소란으로 인해 아무것도 조사할 수 없었으므로 천부장에게 재심을 요구한다면 천부장이 거절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들의 계획은 로마 군대가 바울을 공회에 출석시키기 위해 영내에서 데리고 내려올 때 길가에 매복해 있다가 죽이겠다는 것이었다. 법이나 절차도 필요없고 오직 바울을 죽이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저들의 맹목적인 태도를 그대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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