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 101-102

 

제 101문 :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경건하게 맹세한다면 그것은 괜찮치 않는가?


답 : 그렇다. 하나님의 영광과 이웃의 유익을 위하여 진리를 보존하고 신뢰를 증진시키려는 목적에서 맹세가 필요한 상황이 생기거나 정부가 그것을 요구할 때 가능하다. 이러한 맹세는 하나님의 말씀에 의하여 인정되고 있으며 신구약의 신자들에 의하여 적절하게 사용되기도 했다.


문 101에 대한 답은 맹세와 서약을 혼용하고 있다. 맹세로 번역된 헬라어 호르쿠스는 서원하다, 맹세하다라는 의미이다. 이는 자발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하겠다는 약속인 것이다.


그런데, 서약은 정부가 요구할 때, 거짓증언을 하지 않고, 진실을 말하고자 할 때 사용되는 용어이므로 맹세와는 다른 개념이다. 자신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나 권력기관 등 공권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맹세라는 용어는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다.


마태복음 5장 33-37절「또 옛 사람에게 말한 바 헛 맹세를 하지 말고 네 맹세한 것을 주께 지키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도무지 맹세하지 말지니 하늘로도 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의 보좌임이요 땅으로도 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의 발등상임이요 예루살렘으로도 하지 말라 이는 큰 임금의 성임이요 네 머리로도 하지 말라 이는 네가 한 터럭도 희고 검게 할 수 없음이라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


『도무지 맹세하지 말지니 하늘로도 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의 보좌임이요』이처럼 사람이 하는 맹세의 원조는 하나님과의 맹세였으므로 하늘로 맹세하지 말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땅보다 하나님의 발등상이, 예루살렘보다 큰 임금(하나님)이, 머리보다 그것을 자라게 하는 하나님이 더 크다고 말한다. 요컨대 어떤 맹세라도 모두 하나님에게 하는 것이기에 최선을 다해 지켜야 한다는 뜻이지만, 아예 맹세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맹세는 언약과 같은 것인데, 사람은 자기가 한 맹세를 지킬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말해준다.


맹세란 하나님께 자원하여 무엇을 드리려 서약하든지, 사람들 사이에 계약을 지키려는 보증이든지 간에, 모든 종류의 약속을 잘 지키겠다는 자발적인 결의를 내비치는 행위이다. 계명이나, 서원이나, 약속이나, 계약이든 간에 진정성과 성실성을 갖고 대답을 했다면 맹세인 것이다. 예수님의 뜻은 말로든 물건이든 보증할 필요 없이 무슨 약속이든 성실히 지키기만 하라는 것이다. 구약성경이 맹세에 대해 가르치는 근본 의미를 그대로 계승한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자꾸만 거창한 대상이나 물건을 동원해 맹세하는 것은 상대를 속이려는 잘못된 의도가 개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유대 종교 지도자들이 맹세를 잘못 가르치고 있는 것을 예리하게 지적하셨다. 그들은 금과 예물(성전에 바칠 헌물)을 걸고 맹세한 것은 꼭 지키되, 성전과 제단에다 대고 말로서 한 맹세는 꼭 지킬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그에 대해 예수님은 금보다 성전이, 예물보다 제단이, 성전과 제단보다 하나님이 더 크다고 말했다. 모든 맹세는, 돈을 걸었든 말로만 서약했든, 결국 하나님께 행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맹세라도 최선을 다해 지켜야지 맹세 중에 어떤 것은 지키고 어떤 것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레위기 5장 4-6절에서『혹 누구든지 무심중에 입으로 맹세를 발하여 악을 하리라 하든지 선을 하리라 하면 그 사람의 무심중에 맹세를 발하여 말한 것이 어떠한 일이든지 깨닫지 못하다가 그것을 깨달을 때에는 그중 하나에 허물이 있을 것이니 이 중 하나에 허물이 있을 때에는 아무 일에 범과하였노라 자복하고(야다) 그 범과를 인하여 여호와께 속건제를 드리되 양떼의 암컷 어린 양이나 염소를 끌어다가 속죄제(하타트)를 드릴 것이요 제사장은 그의 허물을 위하여 속죄할지니라.』


『자복하고』웨히트와다( וְהִ֨תְוַדָּ֔ה 기본형은 야다) 야다는 내던지다 밖으로 내 놓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하나님 앞에 모든 죄를 다 털어놓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긍휼을 바라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잠언 28장 13절에서『자기의 죄를 숨기는 자는 형통하지 못하나 죄를 자복하고 버리는 자는 불쌍히 여김을 받으리라.』


마태복음 23장 16-22절에서『화 있을찐저 소경된 인도자여 너희가 말하되 누구든지 성전으로 맹세하면 아무 일 없거니와 성전의 금으로 맹세하면 지킬찌라 하는도다. 우맹이요 소경들이여 어느 것이 크뇨 그 금이냐 금을 거룩하게 하는 성전이냐 너희가 또 이르되 누구든지 제단으로 맹세하면 아무 일 없거니와 그 위에 있는 예물로 맹세하면 지킬찌라 하는도다 소경들이여 어느 것이 크뇨 그 예물이냐 예물을 거룩하게 하는 제단이냐 그러므로 제단으로 맹세하는 자는 제단과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으로 맹세함이요 또 성전으로 맹세하는 자는 성전과 그 안에 계신 이로 맹세함이요 또 하늘로 맹세하는 자는 하나님의 보좌와 그 위에 앉으신 이로 맹세함이니라.』


구약의 맹세에 대한 가르침은 누가 봐도 합당하다. 그런데 예수님은 도무지 하지 말라고 했으며, 심지어 악에서 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맹세 자체를 무조건 금한 것이 아니라 유대인들의 위선적 형식적인 맹세를 단호히 거부한 것이다. 특별히 하나님에게 한 맹세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율법의 규정을 자기들 편리한 대로 악용하는 잘못된 습관을 당장 그만 두라는 뜻이었다.


제 102문 : 성자들이나 다른 피조물에 의지해서 맹세해도 되는가?


답 : 안된다. 올바른 맹세는, 나의 마음을 아시고 나의 진실성을 증거하셔서 만일 거짓 맹세를 한다면 벌을 내리시는 하나님을 부르는 것을 의미한다. 어떠한 피조물도 그러한 영예를 받기에 합당하지 못하다.


성경은 맹세를 무조건 금지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을 의지하거나, 땅의 이름을 의지하거나 해서 맹세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께 서원한 것이 있으면 지키라는 것이다. 맹세를 할 때, 성자들이나 다른 피조물에 의지해서 맹세하는 경우, 그 자체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는가? 맹세를 받아드리는 자의 마음에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타인간에 맹세한 것은 지키라는 것이다. 즉 지키지 못할 맹세는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맹세를 하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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