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목욕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

(요한복음 13장 2-20절) 마귀가 벌써 시몬의 아들 가룟 유다의 마음에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었더라 저녁 먹는 중 예수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자기 손에 맡기신 것과 또 자기가 하나님께로부터 오셨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가실 것을 아시고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이에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를 시작하여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니 베드로가 이르되 주여 주께서 내 발을 씻으시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하는 것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나 이 후에는 알리라 베드로가 이르되 내 발을 절대로 씻지 못하시리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시몬 베드로가 이르되 주여 내 발뿐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어 주옵소서 예수께서 이르시되 이미 목욕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 온 몸이 깨끗하니라 너희가 깨끗하나 다는 아니니라 하시니 이는 자기를 팔 자가 누구인지 아심이라 그러므로 다는 깨끗하지 아니하다 하시니라 그들의 발을 씻으신 후에 옷을 입으시고 다시 앉아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을 너희가 아느냐 너희가 나를 선생이라 또는 주라 하니 너희 말이 옳도다 내가 그러하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종이 주인보다 크지 못하고 보냄을 받은 자가 보낸 자보다 크지 못하나니 너희가 이것을 알고 행하면 복이 있으리라 내가 너희 모두를 가리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나는 내가 택한 자들이 누구인지 앎이라 그러나 내 떡을 먹는 자가 내게 발꿈치를 들었다 한 성경을 응하게 하려는 것이니라 지금부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너희에게 일러 둠은 일이 일어날 때에 내가 그인 줄 너희가 믿게 하려 함이로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보낸 자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영접하는 것이요 나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보내신 이를 영접하는 것이니라 


양립할 수 없는 두 구절이, 연이어 나온다.『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그리고 『마귀가 벌써 시몬의 아들 가룟 유다의 마음에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었더라』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이다. 예수님이 그들을 지켜 나가신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에게 유월절은 가장 중요한 절기라고 할 수 있다. 유월절이 있어서 이스라엘이 존재할 수 있고, 유월절이 있어서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애굽으로부터 불러내신 백성이 될 수 있었다. 

유월절 전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시간적인 의미만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유월절 어린 양과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의도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요한복음 1장에서 세례 요한은 주님을 가리켜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라고 표현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도 요한 역시 주님께서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온전히 드러내실 때가 되었음을 유월절이라고 하는 시간적 배경 속에 담아 두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예수님이 자기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시니라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끝까지는 마지막까지라는 의미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사랑하시되 주님이 살아계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하셨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끝까지는 죽음 이후에도 영원한 천국으로 까지라는 말도 포함되어 있다. 

예수님은 임박한 죽음 앞에서 제자들이 어떻게 돌변할지 알고 계셨다. 예수님과 마지막 만찬을 하는 동안에 제자들은 자신들이 주님을 위해 죽을 수 있다고 고백들을 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주님을 버리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그러나 그들의 충성 맹세는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연기가 흩어지듯 닥쳐온 죽음의 위협 앞에서 흩어지고 만다. 예수님은 그러한 제자들임을 알고 계셨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마귀가 벌써 시몬의 아들 가룟 유다의 마음에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었더라』예수님의 마음과 가룟 유다의 마음이 충돌하고 있기에 1절과 2절은 양립할 수 없는 구절이다. 예수님의 사역을 방해하는 자는 바로 가롯유다 뒤에서 움직이는 사탄일 것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시면 사탄은 심판을 받게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는 끝까지 보호받지만, 사탄을 따르는 자는 구원을 받지 못하게된다. 『끝까지 사랑하시니라』에 이어 『마귀가 벌써 시몬의 아들 가룟 유다의 마음에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었더라』 가 동시에 나타났다. 

이미 가룟 유다의 마음에 주님을 배반하려는 마음이 독버섯처럼 생겨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가룟 유다까지도 긍휼히 여기셨다. 가룟 유다를 긍휼히 여기신 주님의 마음은 마지막 유월절 식사를 제자들과 함께 나누시면서 주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것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식사를 하시던 주님께서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대야에 물을 직접 떠서 제자들의 발을 차례로 씻어주니다. 이렇게 발을 씻겨주신 제자들 중에는 가룟 유다도 포함되어 있었다. 

발을 씻는 동안 베드로와 주님의 대화가 이어진다. 『주님, 어떻게 주님께서 제 더러운 발을 씻어주십니까?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와 내가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렇다면 제 발뿐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겨주십시오, 아니다. 이미 목욕을 했기에 발만 씻으면 된다. 왜냐하면 너희들은 이미 온 몸이 깨끗하기 때문이다.』이러한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 주님은 이렇게 덧붙이셨다.『너희가 깨끗하지만 전부다 깨끗한 건 아니다.』이 말씀을 하신 것은 이미 자신의 탐욕의 지배를 받기 시작한 가룟 유다를 의식하셨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 주님은 이 말씀을 통해 가룟 유다에게 경고하고 계신 것이다. 예수님은 자신을 버리고 뿔뿔이 흩어질 다른 제자들보다, 지금 식사를 함께 하고 있지만 스스로에게 속아 멸망의 길을 가고 있는 한 명의 제자로 인해 더 가슴 아파하고 계셨다. 이러한 예수님의 마음이 21절에 이렇게 나타나 있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심령이 괴로워 증언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하시니』어쩔 수 없이 제자를 잃어야 하는 예수님의 마음은 휘저어진 물이 소용돌이치는 것처럼 격심한 혼란과 고뇌로 가득했다. 이러한 심령의 소용돌이는 주님께서 가룟 유다를 사랑하셨기에 겪으셔야 했던 고통이었다. 가룟 유다를 비롯한 제자들을 향한 말할 수 없는 탄식과 아픔 속에서 주님은 제자들의 발을 끝까지 모두 씻어주셨다. 죽으시기 전날 밤,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주님의 모습을 제자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주님은 그러한 제자들을 사랑하심으로써 주님께서 남기신 마지막 교훈 또한 제자들의 마음에 영원히 새겨지게 하셨다. 이것이 주님이 제자들을 사랑하시는 방식이었다. 예수님이 물로 씻겨주시는 것은 제자들로 하여금 서로 발을 씻어주게 하기 위하여 하신 것이다.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라는 말의 의미는 나와 하나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발을 씻는 것은 죄를 씻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이 먼저 시범을 보인 것은 제자들이 서로 이렇게 하라는 것이다. 즉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세상의 모든 죄를 다 가져가셨다. 인간들이 하나님께 지은 모든 죄를 다 가져가셨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들이 인간들에게 짓는 죄가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자신이 제자들에게 시범을 보인 것 처럼 인간들끼리 짓는 죄를 서로 덮어주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죄를 덮어주신 것처럼, 인간들 상호간에 지은 죄를 덮어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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